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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춘식 시인은 “처음 시인의 이름을 접하고도, 지금껏 오랫동안 얼굴을 마주하고도 항상 이름에서 ‘백성 민’(民)자가 연상된다”고 말한다. 시인 백성민은 자신의 이름처럼 보통사람의 노동에 관심이 많다. 그는 신작 시집 ‘죄를 짓는 것은 외로움입니다’에서도 건강한 노동과 삶에 헌신적인 이들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도닥인다.
고물장수이기도, 버스 배차원이기도 한 작중인물 공씨에게 그는 4개의 시를 줬다. 고물장수 공씨는 일당 만사천칠백오십원에서 거금 일천원을 떼어내 붕어빵을 사 아내를 찾아간다.
배차원 공씨의 아내는 단칸방 이불 속에 선잠이 들어있어, 그 모습이 삭풍처럼 폐부를 찌른다. 뼈주사 맞을 돈이 없는 배추장사 전씨도 그의 시에 등장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소외되고 가난한 우리 이웃이다. 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쏟는 시인은 ‘노동자의 대변인’과 같다. 그도 자신을 노동자라 칭한다.
그는 일상에서 희망을 찾는다. ‘생활’에서 그는 “절망스럽지 않아도 희망을 꿈꾸는 것이 우리네 삶”이라며 “꿈꿀 수 있는 시간마저 족쇄로 채워버린 현실의 등밀림에 담배 한대를 피워물고 무사한 하루를 경건한 마음으로 감사합니다”고 말한다.
인생을 “새벽 빛 앞세우고 걷다보면 시린 하늘 한 번 볼수 있을런지”라며 그저 아득하기만한 먼 길에 비유하기도 한다. “아이야 인생이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란다”로 이끌어 가는 ‘길’ 연작시에서는 사랑인가 하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이별이 있는, 길이 험하다는 것은 쉬어갈 수 있는 즐거움이 있어 좋은, 그런 삶도 알려준다.
그리고 “아이야 울지 말아라”며 “오늘 다 눈물을 쏟고 나면 아름다운 날은 참아야 할 눈물마저 없으니 베어 문 슬픔은 미친바람에게나 주어버리련”이라고 상처 입은 영혼들에게 내일의 존재를 일깨워 준다.
시사랑 모임 ‘시랑’은 백성민에 대해 “그가 그리워하는 것은 유토피아도 삶을 통달한 듯 내려 가르치려는 인격도 아니다”며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는, 털어버리고 떠날 수 없는 징글맞은 인간의 삶 그 자체가 희망임을 조용히 묻고 있다”고 평했다.
저자는 1980년 문학동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1989년 첫 시집 ‘이등변 삼각형의 삶’을 출간했다. 현재 문학동인 ‘비상구’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고운 기자(cca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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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6&aid=0000209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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