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진정성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즈음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의미 있는 시들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습니다.
이 시집은 백시인이 수년간의 건강한 노동과 여행, 삶의 대한 깊고 고통스런 사색을 통해 영그러진 문학적 정수입니다. 맑고 꾸밈없는 시어들로, 없는 듯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에, 고통을 승화시키며 역사를 천천히 밀어온 인간의 삶을 비유하며 삶과 인간근원에 대한 묵직한 주제들을 묻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백시인의 시선은 늘 건강한 노동과 삶에 헌신적인 이들의 맑은 영혼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가 읽어내는 세상은 드라마속의 행복한 허상이 아니라 삶의 피할수 없는 힘겨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 힘겨움을 피하려하거나 행복이라는 잡을 수 없는 환영을 좇기보다 그 고통을 승화시킬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시인은 늘 희망과 그리움에 목말라 합니다. 진정한 두려움은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삶이라는 듯이.
그가 찾아낸 고통의 근원과 희망의 결과물은, 시대와 인간을 품으려했던 선대의 고통의 댓가는 선대의 행복이 아니라 오롯이 후대의 몫이고, 하지만 그들의 후대인 오늘 우리에게도 형태만 다를 뿐 그들과 똑같은 몫의 고통이 남겨져 있으며 그러기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 또한 오늘의 짊어져야할 고통의 몫을 기꺼이 떠안아 가야한다고 말합니다.
마치 천형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 천형을 묵묵히 이어가는 것이, 세월의 무게가 덕지 덕지 의미있게 쌓여가는 것이 지름길 없는 희망의 길이라고 역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