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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펜.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다.
바람과 구름, 빛 한점 조차도...
누가 펜을 잡은 손이 위대하다 했는가!
문약하고 일고의 쓸모도 없이 시정 잡배의 욕설만도 못한 펜 끝의 사상이...
한때는 목을 겨는 칼날보다 날카롭고 무릎을 베는 무서움 조차도 두려움 없던 펜끝이 오늘은 먹이만 주면 꼬리를 흘들고 납작 업드려 이놈 저놈의 눈치를 보며 아부의 찬사를 늘어 놓는 꼴이 참으로 가소롭지 않은가.
총칼은 억울한 죽음에 상처로 남는다지만 펜끝은 어떠한가?
위로는 역사를 찢고 아래로는 선량한 백성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그 살육과 영혼의 상처를 도처에 늘어 놓으니
그 폐해는 천년을 지나도 아물지 못하고 만년을 두고도 부끄럽지 않은가.
옛부터 위대함을 이를때 (문 * 무)라함은 모든 질서의 근본이요
처음의 시작이 근본의 끝임을 알려
옳고 그름이 처음과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 날 그대들이 쓰는
한줄의 문장은 어떠하며 한 문장의
맥락은 무엇을 담아내고자
애쓰는가?
그저 주어진 일상에 안주하여 제 밥 그릇 챙기기에 급급하고 작은 위태함에도 무른 펜끝으로 거짓을 일삼는 그대들을 과연 어느 누가 무관의 제왕이라 부를지 ...
먼 훗날 내 아비가 눈감는 순간 신념의 대를 이음이 자랑스러운가
어린 자식이 커 아비를 닮기를 주저 하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혀끝이 아무리 날카롭다 해도 일만에 그칠 것이고 칼 끝이 날카롭다해도 천만에 그칠 것이다
하나 펜의 끝은 위로는 역사와 먼 조상들의 가슴을 도리는 것이고
아래로는 바로서야 할 후손들의 눈을 파고 귀를 자른다는 것을 잊지마라!
그대들에게 주어진 무관의 제왕이란 호칭은 굽은 것을 바로 새움에 있고
찢어져 피 흘리는 가슴을 정직함으로 한땀한땀 여며주어야 할
사명감에 있다는 것을 잊지마라
한 줄 글을 쓴다는 천형의 형벌이라 하나 그 형벌을 줄겁게 맞이할 준비된 자에게 주어지는 관 의 이름이 무관이라 하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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