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1 13:07

종(種)의 기원

(*.88.177.144) 댓글 0 조회 수 9224 추천 수 0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종(種)의 기원

- 행성의 아이들

 

김추인

 

 

 

난초와 각시붓꽃 사이를 누가 다녀가셨을까

얼마나 오래 시원을 달려와

보이지 않는 경계를 세우셨을까

저 같음 혹은 닮음 사이에 누가 검지를 들어

종(種)을 살짝 틀고

몇 개의 기호 위치를 바꿔 얹으셨을까

 

 가재와 새우 사이를 농게와 칠게 사이를 굴뚝새와 휘파람새 사이를 누가 발자국도 없이 지나갔는지

누가 낯을 바꾸고 밥 먹고 둥지 짓는 법 노래하는 법을 일각씩 틀어 변이의 게놈지도를 엮어놨는지

 

내 아기도 암늑대의 아기도

태중의 첫 모습은 허리 꼬부라진 새우만 같아서

머리에 꼬리뿐인 순한 벌레 한 마리

수억 년 분화의 길을 따라 얼마나 멀리 걸어 나왔던지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네

한 어미세포(母細胞)의 가지였음을

 

누가 너와 나 사이를 또 지나가시는가

누가 저 컴컴한 생사의

길이와 깊이를 달리한 프로젝트 뭉치를

목숨의 벌판에 툭 던져두고 돌아서 가시는가

 

함박눈 자북히 쌓이는 너와 나, 이 쓸쓸함 사이를

 

 

 

 

 

 

계간 < 시와 표현 > 2012,


개밥바라기 추천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날짜
5 이상의 삶과 죽음....   id: 백성민백성민 4332 2014.06.30
4 수용소 군도의 김수영   id: 백성민백성민 4684 2013.01.26
3 사람아,사랑아-23 / 문춘식   id: 백성민백성민 4204 2012.09.23
» 종(種)의 기원   id: 백성민백성민 9224 2012.07.01
1 이젠 닫을 시간 /이경림   id: 백성민백성민 4881 2012.04.08
Board Pagination ‹ Prev 1 Next ›
/ 1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