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7 21:40

人 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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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人  生

인생의 반은 성공이요.
인생의 반은 실패라 말하지 않으리라.
추억의 片鱗속에 남아있는 희망과
미래에 잔재한 고통의 부산물들이
어차피 생의 전부는 아닌 것.
찬란한 문명 뒤에는 역사의 陰影이 있고,
미래의 번영 뒤에는 오늘의 희생이 있듯
나는 내 인생에 대한 긍휼한 안타까움과
雨雷소리 버금가는 박수를 원치 않으리라.
그저 주어진 목숨에 가닥 긴 명줄을 꼬듯
생의 종속을 영위하며 가벼운 분노와 가벼운 기쁨을
담담히 바라보며 오늘의 생을 살리라.

어제는 내 벗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오늘은 새로운 벗들이 하나 둘 손을 잡듯
손끝에 맴도는 시간을 다독이며
주어진 목숨하나로 정성을 다하리라.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했던 사람들,
어차피 어느 순간 어느 자리에서
웃음 가득 머금고 만나기에 이별을 서러워 않고
만남에 기뻐하지 않으리라.

생의 절반은 가고
남아 살아야 할 목숨이 절반이라도
살아 있다는 이유 하나가 아직도 요원한데
이제는 잊자.
기약 없이 떠난 임과.
이별 없이 떠난 벗과.                         
셈해 볼 수 없는 우리의 삶을.
도하의 강은 흐르는 것.
우리는 시간이 놔준 징검다리에 서서
더는 분노하지 않으며
더는 기뻐하지 않으며
생의 반을 실패라
생의 반을 성공이라
더는 말하지 않으리라.            



낮달의 미소가 머물면 발표된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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