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 땅에 죄 많고 부끄러운 아비가 쓴다.
내 아들과 딸에게 ...
아들아 딸아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러운 하루를 산다.
쪼개진 나라라 동서양 어느 곳에서나 얻어맞고 차이고 밀렸지만 그래도 한 가지 염원이 있었고 어느 누구에게도 숙이고 싶지 않은 자존감이 흐른다고 믿고 싶었다.
쇠퇴한 집안이 어느 날인가 근면함과 성실함이라면 밝은 대 낮에 등불을 또 밝힌 것 같은
빛남이 찾아오리라 믿고 살았고 아들과 딸 너희들에게 그러게 살기를 당부와 염원으로 담았다
그러나
오늘 하나 둘,
가증스럽고 추잡한 얼굴들이 뻔뻔함으로 세상 앞에 얼굴을 들어내고
한때의 실수인양 속죄의 변을 고하기보다는 당위성을 앞세우고 이해를 바라는 저 위정자들의
장황한 변명을 듣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러움을 넘어 배 속에는 오장이 끊어지는 것 같고
머릿속에는 수없는 살의가 느껴지고 가슴 속에는 죽어서조차 꺼지지 않는 분노가 인다.
아들아 딸아
이 아비는 새벽을 지고 나가
어둠을 등에 업고 들어오는 시간에도 부족하고 넉넉하지 못한 너희들의 미래에 미안함을 두고 싶지 않았다.
어느 땐가 구름을 휘감은 미르가 오색의 무지개를 좌우로 두고 전설 같은 이야기를 남길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면 이 아비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부족한 학비를 스스로 벌어보겠다며 이 아비보다 한참이나 늦게 들어오는 너희들을 보면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오늘이 아닌 내일 있다는 것을 굳건하게 믿고 사는 이유였다.
하지만 오늘. 아니 내일은 또 어떤 위정자가 모래는 또 어떤 위정자가 오천만 민심을 속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감언을 이어나갈지 참으로 두렵기조차 하다.
주인 된 자는 내 집에 찾아 온 손님이나 긍휼한 나그네에게 제 밥술 열 개에서 아홉을 덜어
대접하는 것이 마땅함인데
오늘 이 나라의 주인 된 자는 제 밥술 열에 찾아 온 손님의 한술의 밥을 빼앗고 긍휼한 나그네의 헐벗은 옷마저 벗기는 금수만도 못한 짓을 행하는구나.
위정자들인 너희들의 잘못, 아니 아니다.
두 눈이 시퍼럼에도 바로 보지 못한 내 탓이요
입 여는 소리가 있음에도 작은 잘못을 찾아 말리지 못한 내 탓이고
썩은 끈 한 줄이라도 들고 가 사우팔방에 죄를 범하는 너희들을 한 번도 묶어 놓지 못한 내 탓이다.
하지만 알아야한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내 탓인 양 잘못을 비는 모든 아비의 속죄가 너희들에게가 아닌
미안하고 미안한 내 아들과 딸들이라는 것을....... .
한 나라의 군주 된 자는
하나의 일을 행함에도 대의와 명분이 있어야한다.
하나의 얻음을 생각하기보다는 백, 천, 만 , 억의 공생을 생각하는 것이 근본이요 도리이것만
오늘의 그대들이 행하는 작태가 가히 찢어 죽이고 알육을도린다 한들 내 아들과 딸들에게
용서를 받기에는 너무도 요원한 일이다.
너희들은 행여 죽어 구천에 든다면 이나 라 이 강산을 지키기 위해
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렸던 그 많은 선인들을 무슨 낮으로 뵐 것이며 누구에게 또 용서를 빌 수 있을 것이냐?
위로는 조상과 역사 앞에 짐승의 모습으로 마주할까?
아래로는 대대손손 부끄럽고 죄 많은 에비와 에미의 모습으로 기록될까 두렵지 않더냐
오늘 너희들이 누렸던 방종한 자유와 오천만 민심의 농단은 세상이 끝나는 날에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의 입으로 자손 대대 천형의 형벌로 이어갈 것이다.
아들아 딸아
이 죄 많고 부끄러운 이 땅에 아비와 어미들을 용서해라
훗날 또 먼 훗날에라도 눈 꼬리를 찢고 세상을 지켜볼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온전한 민의의 세상이 온다면 너희들을 누가 자랑스럽지 않다 하겠느냐
오늘 이 아비와 어미는 핏줄을 모두 잘라서라도 오늘을 기억 할 것이고
가슴을 찢고 심장을 잘근거리며 씹어도 삭여지지 않는 분노 앞에
더는 부끄럽지 않은 더딘 걸음을 내 딛을 것을 맹세, 또 맹세한다.
아들아 딸아
참으로 부끄럽고 죄 많은 이 땅에 아비와 어미를 용서해라.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33 | 너에게로 가는 길. | 백성민 | 11756 | 2019.03.09 |
32 | 가난도 사랑이다. | 백성민 | 11894 | 2018.06.10 |
31 | 하루 그리고. | 백성민 | 9707 | 2018.05.26 |
30 | 귀휴, | 백성민 | 10181 | 2018.03.30 |
29 | 존재의 이유 | 백성민 | 10053 | 2018.01.27 |
28 | 신불자. | 백성민 | 9881 | 2018.01.11 |
27 | 노량도 | 백성민 | 11325 | 2017.05.06 |
» | 이 땅에 죄 많고 부끄러운 아비가 쓴다. | 백성민 | 11898 | 2016.10.26 |
25 | 소녀의 꿈 [1] | 백성민 | 10834 | 2016.07.10 |
24 | 화사 . | 백성민 | 12485 | 2014.06.30 |
23 | 4월 그날... | 백성민 | 13130 | 2014.04.24 |
22 | 시간 속의 그림들. | 백성민 | 11929 | 2013.12.15 |
21 | 길 (페이소스) | 백성민 | 13697 | 2013.10.21 |
20 | 고목과 꽃잎에 대한 이야기 | 백성민 | 16444 | 2013.09.22 |
19 | 海道 | 백성민 | 16003 | 2013.09.09 |
18 | 이별에 대한 허락 | 백성민 | 15996 | 2013.07.28 |
17 | 절망 보다 더 깊은 어둠 속에서... | 백성민 | 23842 | 2013.05.22 |
16 | 뻥이요! | 백성민 | 18159 | 2013.03.31 |
15 | 이별 그 후, | 백성민 | 16347 | 2013.02.24 |
14 | 청계천. | 백성민 | 22784 | 2013.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