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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라는 연극 무대

 

배회의 끝을 잡고 거리에 나서면 팬터마임의 연극 무대 위에 세상이라는 간판이 올려진다.

 

늙은이와 젊은이 철없는 아이 여인과 여성과 여자들

불빛 환한 거리에는 매매되는 웃음이 있고 어두운 거리에서는 무게와 조형의 미(美)로 팔려지는 같이 사는 사람들의 모습들,

오늘은 얼마만큼의 살점을 떼어 주고 얼마만큼의 피를 뽑아 주고 얼마만큼의 뼈를 잘라냈나,

 

한 뼘씩 자라난 아이들과 한 뼘씩 줄어든 어른들과 한 뼘씩 배가 부른

저 어르신네들도 우리와 같이 사는 같은 사람들인데

 

무대 위에는 언제나 그 사람의 음성과 그 사람의 행동뿐이고

 

내 아버지는 생(生)에 한 번, 내 어머니는 생(生)에 한 번도 목청껏 대사 한 번 외쳐보지 못하고 바른 걸음걸이 한 번 걷지 못하신 채 그래도 배우라는 자격이 있어 내 자식과 우리의 자식들에게 연극을 하라신다.

 

가장 빛나고 가장 위대한 생(生)에 대한 연극을 …….

 


낮달의 미소가 머물면 발표된 시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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